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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유럽여행]버킷리스트인 베네치아에 드디어 도착!(Day4) 본문
<브금 정보>
애니메이션 'ARIA The Origination' OST - アマレットの夏
뮌헨에서 베네치아로 향하는 야간열차에서 잠이 깼다. 불편해서 제대로 못잘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몸이 가뿐하다. 곧 베네치아의 산타루시아에 도착할거라는 방송을 듣고 내릴 준비를 했다. 드디어 베네치아에 도착한 것이다.
기차에서 내리고난 후 내가 본 풍경은 마치 다른 세상같았다. 그야말로 물의 도시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도시였다. 자동차 대신 배가, 도로 대신 운하가 있었다. 버킷리스트였던 도시에 도착하고 한동안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일단 수상버스(바포레트)를 이용해야했기에 수상버스 교통권 3일권을 구매했다. 그리고 숙소가 있는 곳으로 가기위해 수상버스에 올랐다.
수상버스를 타고 운하를 이동하니 더욱 이곳이 물의 도시라는 것을 체감했다. 베네치아는 버스도 택시도 자가용도 모두 배다. 수상버스 위에서 베네치아의 건물들을 바라보니 참 낭만적이었다.
수상버스에서 내려서 베네치아에서 묵을 숙소로 향했다. 이번에도 한인민박을 이용하게 됐다. 지금도 매우 기억에 남는 숙소였는데 문득 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고풍적인 인테리어와 친절했던 사장님 그리고 그곳에서 만났던 분들과는 이후에 로마에서 또 보게 되는 인연이 있었다.
숙소에 체크인을 마치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 얼른 이 낭만적인 섬을 돌아다니고 싶었다.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지만 뭐 어쩌겠는가. 베네치아에는 수많은 다리가 섬과 섬 사이를 이어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다리인 '리알토 다리'로 향했다. 리알토 다리는 유명한 관광스팟이기에 비교적 한적했던 숙소 주변과 비교해서 사람이 붐볐다. 그래도 이 다리 위에서 찍은 대운하가 또 유명하니 부족한 사진실력이지만 멈추지않고 셔터를 마구 눌렀다.(하지만 결과물은 칙칙한...)
리알토 다리를 지나서 골목 이곳저곳을 누비며 돌아다녔다. 베네치아는 주요 관광지에서 조그만 골목으로 들어와도 조용해진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기념품 구경도 하고 좁은 수로 사이를 지나는 곤돌라도 볼 수 있었다.
다음 목적지인 '산마르코 광장'에 도착했다. 산마르코 광장은 베네치아의 관광지 중 가장 붐비는 곳이다 .유명한 관광지가 많이 모여있고 광장 자체도 굉장히 아름답기 때문이다. 많은 여행객들이 이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산마르코 광장을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것은 아마 르네상스 시대로 되돌아가도 지금과 거의 비슷하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사진에 보이는 첨탑에 오르고싶었으나 겨울에는 영업을 하지않았다. 어쩔수없이 바로 옆에 있는 '산마르코 성당'으로 들어갔다.
성당에 들어서자마자 분위기에 압도됐다. 돔형식의 성당의 내부는 매우 조용했고 천장에서부터 성인들의 벽화나 조각상들이 가득했다. 조명이 많이 없어 밝지않았고 수많은 양초들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그 분위기에 종교를 가지지않은 나조차도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성당을 둘러보게 됐다.
성당 내부를 둘러본 후에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서 바라본 산마르코 광장은 아래에서 바라보는 것과 또 다른 멋이 있다.
성당 구경을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던 중 탄식의 다리를 봤다. 이 다리는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죄인이 건너 감옥에 수감됐다고한다.
다음 목적지는 '산조르조 마조레 성당'이다. 이름도 어렵다. 이 성당이 있는 섬은 다리로 이어지지않을 정도로 멀기때문에 수상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이 성당에 온 이유는 관광객들이 거의 없어 조용했고 이 곳에서 바라본 베네치아 본섬의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고하여 사진으로 담기위해 왔다. 또한 이곳은 또다른 '최후의 만찬'이 전시되어있다. 물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아닌 틴토레토라는 작가가 그린 작품이다. 산조르조 마조레 성당은 산마르코 성당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었다. 산마르코 성당은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로 압도했다면 이 곳은 좀 더 밝고 깔끔한 분위기로 마음을 편하게 했다.
성당을 둘러보고 종탑으로 올라갔다. 돈을 내고 올라갔었던 기억이 난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바라본 베네치아의 풍경은 '우와'소리가 절로 나올만했다. 날씨가 흐렸지만 또 흐린 날씨의 분위기도 좋았다. 사람도 나를 포함해서 손에 꼽을정도로 적어서 조용히 풍경을 오랫동안 바라보다 아래로 내려왔다.
베네치아에 여행을 간다면 다시 가고싶을 정도로 아름다웠고 다른 분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산조르조 마조레 성당이었다.
다시 본섬으로 돌아왔다. 이곳저곳 걸어다니다보니 슬슬 배가 고파왔다. 생각해보니 점심도 먹지않은 상태였다. 일단 간신히 휴식도 취할겸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우연히 발견한 피자집에서 간단하게 케밥과 콜라로 점심을 떼웠다.
숙소에서 잠시 쉬고있는데 2명의 남성들이 들어왔다.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였는데 타지에서 만나는 한국인이니 금방 친해지게 되었다. 이 친구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다가 창문을 보니 노을이 보이고 있었다. 구름이 어느정도 걷히고 지고있는 해가 보인 것이다. 이 골든 타임을 놓칠수없어 숙소를 뛰쳐나왔다. 해가 지면서 하늘의 색은 시시각각 변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 아름다웠다. 나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 풍경을 넋을 놓고 봤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보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식사를 후딱 끝냈다. 왜냐면 클래식 공연을 보러가야했기 때문이다. '인터프레티 베네치아니'라는 악단의 콘서트였다. 나도 검색을 통해 우연히 이 공연의 추천을 받아 예약하게 되었다. 공연이 열리는 성당으로 가던 중의 베네치아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성당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기다림 끝에 성당 안으로 들어왔다. 관광객도 많았지만 절반이상은 현지인들이었다. 괜히 기대감이 더 늘었다. 성당은 그렇게 크지않았으나 여기도 역사가 깊어보였다. 이런 곳에서 클래식 공연이라니 낭만있다.
연주자분들이 나와 자리에 앉아 공연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된 공연은 환상적이었다. 클래식은 유명한 것만 몇개 아는 얕은 지식이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연주자들의 열정이 피부로 전해졌다. 스피커나 이어폰으로 듣는 것과는 다른 압도적인 선율이 나를 흔들었다. 공연이 마무리되고 연주자들이 모두 일어섰는데 나도 모르게 기립박수를 쳤다.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랬다. 너무 좋았던 기억만 가득했던 공연이었다. 만약 베네치아로 여행을 하게 되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공연을 강추한다.
공연이 끝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내가 묵었던 숙소에서는 밤에 투숙객들이 모두 모여 와인 한잔하며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이탈리아답게 와인도 맛있었고 커다란 테이블을 둘러싸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던 분위기가 참 좋았다. 와인덕에 그 날은 기분좋게 잠들었다. 이렇게 베네치아의 첫날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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