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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마쓰야마여행]시코쿠 섬의 한적한 도시 마쓰야마로(Day1~2) 본문
<브금 정보>
애니메이션 '빙과' OST - 詩情豊かな空気
2023년 9월 일로 바쁜 시기, 맡았던 업무를 거의 다 마무리해서 여유가 생겼다. 아직 여름휴가를 쓰지않아서 이번에 사용하기로했다. 3박4일정도의 기간으로 갈만한 곳은 역시 일본만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일본의 왠만한 유명한 도시들은 거의 다 방문해봐서 이번에는 가볼만한 소도시를 찾아봤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사람이 많은 곳보다 한적한 곳을 선호하게된다. 이곳저곳 몰색하다가 결국 정한 도시는 일본의 시코쿠 섬에 있는 마쓰야마다.
1일차
오후 1시 5분 출발 비행기라 여유롭게 준비해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갔다. 비행기가 지연이 되서 살짝 짜증났지만 크게 길어지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마쓰야마공항에 도착하니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마쓰야마 공항은 엄청 작은 공항이어서 금방 입국심사와 짐찾기를 마칠수있었다.
마쓰야마는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위해 꽤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쓰야마 공항의 인포메이션 카운터에서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무료입장권과 할인권을 받을수있었다. 실제로 이 쿠폰들은 완전 유용하게 사용됐다. 또한 한국인 관광객 전용 무료셔틀로 마쓰야마 시내까지 돈들이지않고 이동할수있으니 정말 좋았다. 여권만 보여주면되니 복잡한 절차도 필요없었다.
아무튼 버스를 타고 마쓰야마로 이동해서 호텔이 있는 '마쓰야마시에키'에 내렸다. 이번에 묵을 호텔은 'REF 마쓰야마시역 베셀호텔'이란 곳이었다. 가격도 저렴했지만 시설들도 굉장히 깔끔해서 맘에 들었다. 객실 창문 바깥으로는 한적한 마쓰야마의 거리가 보였다.
체크인을 마치고나니 벌써 4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애매한 시간이지만 어디 한곳이라도 들리기로 했다. 마쓰야마에는 '도고온천'이라는 유명한 온천이 있는데 무려 3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온천이라고 한다. 온천의 영업시간이 오후 11시까지라서 일단 온천에 가기로했다.
마쓰야마의 대중교통은 버스와 노면전차가 있다. 당시 마쓰야마의 노면전차는 내가 가지고있던 IC카드인 '파스모'를 사용할수없다고해서 마쓰야마 지역의 IC카드인 '이~카드'를 따로 만들었다. 지금은 다른 지역의 IC카드도 상호로 사용할수있다고 한다.
IC카드를 만들고 노면전차를 타고 도고온천이 있는 '도고온센'역에 내렸다. 비가 와서 조금 습했다. 역에는 이곳의 명물인 스타벅스가 있다. 오래된 역사의 건물을 그대로 사용해서 복고적인 외관이 이쁜 매장이었다. 스타벅스 옆에는 '봇짱 열차'라고 불리는 기차가 있다. 마쓰야마 출신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에 나오는 것을 재현한 것이라고한다. 실제로 주말에는 운행도 해서 직접 타볼수있다.
커피는 나중에 마시고 일단 근처를 둘러보기로했다. 도고온천은 본관과 별관이 존재했는데 아무래도 역사가 깊은 본관이 인기가 많았다. 실제로 관광객들이 대기를 하면서까지 본관 앞에서 기다리고있었다. 그런데 본관의 입구 외의 공간에는 가벽이 둘러져있었는데 공사를 하고 있다고한다. 그래서 본관도 시설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있었다. 본관의 이쁜 외관을 기대했었는데 조금 아쉬웠다. 물론 둘러진 가벽도 이뻣지만...
본관을 지나쳐 이번에는 도고온천의 별관으로 갔다. 별관은 2017년 지어진 곳으로 본관과는 달리 현대적인 느낌이 들었다. 본관은 사람이 많아서 별관에서 목욕을 하기로했다. 일단은 배가 고파서 저녁부터 먹기로했다. 마쓰야마가 있는 에히메 지역에서는 '타이메시'라는 것이 유명하다. 타이메시란 도미와 밥을 이용한 음식인데 솥밥 스타일과 덮밥 스타일이 있었다. 이왕 마쓰야마에 왔으니 타이메시를 먹기로했다. 길을 돌아다니면서 괜찮아보이던 식당을 찾아 타이메시를 주문했다. 나온 요리는 솥밥 스타일의 타이메시가 나왔다. 도미와 버섯등 재료를 함께 비벼서 먹었다. 도미의 향이 은은히 밥알에 베여있었는데 일본답지않게 간이 강하지않고 담백하게 맛있게 먹었다. 뭔가 건강해진 느낌.
저녁을 먹고 다시 도고온천역으로 왔다. 역 앞에 있는 '봇짱 카라쿠리 시계'라는 큰 시계가 있다. 이 시계는 정각마다 5분간 무려 변신(!)을 하면서 음악에 맞춰 공연을 한다. 10여분 정도를 기다리니 음악이 흐르며 시계가 모습을 변하며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의 등장인물들의 인형이 하나둘씩 나와 움직였다. 꽤 단조로울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볼만했다.
5분간의 시계쇼(?)를 보고 다시 도고온천 별관으로 향했다. 늦여름이 느껴지는 저녁공기와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이 참 좋았다.
도고온천의 별관은 공항에서 받았던 무료입장권을 이용할수있는 곳이다. 그래서 나는 수건대여료만 지불하고 별관에 입장할수있었다. 료칸의 온천을 기대하면 안되는 곳이고 깔끔한 동네목욕탕 느낌이다. 하지만 온천물은 정말 좋았다. 탕에 몸을 담그고있을수록 피부가 매끈매끈해지니 좋았다. 별관에는 노천탕도 있는데 저녁즈음의 시원한 공기와 함께 즐기니 참 좋았다.
목욕을 하고나오니 해가 거의 져있었고 도고온천의 본관과 별관에는 불이 켜져 이쁜 모습이었다.
도고온천 본관 근처의 언덕에는 족욕탕이 설치되어있는데 이곳에 오르면 도고온천과 같은 물로 족욕을 즐길수있고 본관의 모습을 한눈에 볼수있다. 공사로 인한 가벽이 참 아쉬웠다.
이 근처에서 둘러볼것도 다 본거같아서 다시 도고온천역으로 돌아왔다. 아까와는 달리 불이켜진 카라쿠리 시계가 이뻤다. 마지막으로 스타벅스를 들렀다가기로했다. 소도시 특성상 빨리 영업을 마치는 곳도 많은데 오후9시까지 영업을 해서 다행이었다. 스타벅스의 내부는 외관과 어울리게 복고적인 인테리어였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도 없었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수있었다.
다시 노면열차를 타고 호텔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오후 8시정도밖에 안된 시간이었지만 전차에는 나만 타고있을 정도였다. 서울에서는 경험할수없는 일이라 더욱 기억에 남았다. 호텔에 들어가기전에 간식을 간단히 사서 먹었다. 역시 아사히생맥이 젤 맛있는거같다 ㅋㅋㅋ...호텔에서 보이는 평화로운 마쓰야마의 야경을 보며 간식을 먹고 잠에 들었다.
2일차
오늘은 본격적으로 마쓰야마 시내를 돌아다닐 예정이다. 창문밖 멀리 보이는 에히메 성도 이따 갈 예정이다. 이번에는 왠일로 조식을 신청했다. 리뷰를 보니 조식이 저렴하고 맛있다는 호평이 많아서였다. 실제로 조식은 뷔페형태였는데 종류도 다양했지만 전날 먹었던 타이메시도 먹을수있었다. 아침이다보니 무겁지않은 음식위주로 든든히 챙겨먹었다.
첫번째로 가볼 곳은 '반스이소'라는 곳이다. 오카이도역에 내려서 조금만 걸어가면 나온다. 1900년대 초반에 지어진 프랑스풍 저택으로 과거 일본 백작의 별장으로 사용된 곳이라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꽤나 사용됐다. 사실 소도시라서 볼것도 많이 없어서 코스에 넣었다. 저택으로 올라가는 길은 조용하고 고즈넉해서 좋았다. 저택의 모습은 엄청 크진않지만 웅장했다. 그런데 저택보다 입구에서 내 앞에서 애교를 잔뜩 부리는 고양이에게 더욱 눈이갔다 ㅋㅋㅋ귀여운건 최고야...
잠깐 고양이와 놀다가 저택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사실 저택내부는 전시기간에 맞춰가지않는 이상 크게 볼 것이 없다. 그래도 화려한 내부의 모습과 사람이 많지않아 사진찍기에 괜찮은 장소였다.
저택 옆에는 작은 카페가 하나있는데 나쓰메 소세키가 묵었던 하숙집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라고한다. 주변이 초록초록한 나무로 둘러쌓인 곳이라 좋았다. 말차와 당고를 먹으며 잠시 운치를 느꼈다.
카페에서 나와 마쓰야마성쪽으로 갔다. 날씨는 점점 더워졌다. 마쓰야마성으로는 케이블카나 리프트를 타고 올라갈수있는데 공항에서 받은 쿠폰으로 이용가능하다. 케이블카보다는 리프트가 재밌어보여서 리프트를 탔다. 비쥬얼은 위험해보이지만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올라간다 ㅋㅋㅋ
리프트를 타고 올라와서 조금만 걸으니 천수각이 보였다. 이 천수각도 공항에서 받은 쿠폰으로 해결가능하다. 천수각에서 마쓰야마를 내려다보니 소도시치고는 꽤 규모가 있어서 놀랐다. 여유롭게 경치를 보다가 아래로 내려왔다.
리프트를 타고 다시 마쓰야마성 아래로 내려왔다. 마침 곧 점심시간이라 식사를 해결하기로했다. 돌아다니면서 구글평점이 괜찮아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소바 전문점이었는데 현지인이 굉장히 많았다. 한자리가 딱 남아있어 들어갔다. 소바와 튀김의 조합은 항상 좋다. 과하지않고 딱 깔끔하게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해결했으니 다음은 커피를 마실 차례다. 거리를 걸어다니다가 앤틱한 모습의 카페가 이뻐서 들어갔다. 내부는 오래된 다방의 모습이었다. 손님은 나밖에 없었는데 평화로운 분위기에 푹 쉴수있었다. 시원한 아이스커피에 티라미슈케이크와 함께 먹었다. 주인할머니가 굉장히 친절했고 앤틱한 분위기가 맘에 들어서 꽤 오래 앉아있었다. 카페이름은 구글지도에서 '珈琲舘 赤煉瓦'로 검색된다.
카페에서 나와 오카이도 아케이드 거리를 정처없이 거닐었다. J인 사람이 기겁하겠지만 나같은 P들은 이런 무계획으로 그냥 걸어다니기를 꽤 좋아할것이다. 아케이드를 걸으며 가챠도 하고 서점 구경만 해도 꽤 재밌다 ㅋㅋㅋ
아케이드를 지나 이요테츠 다카시마야라는 백화점으로 갔다. 백화점에는 '쿠루린 관람차'가 있었는데 내가 갔을때는 외국인은 무료로 탈수있었다. 지금은 아마 할인만 되는것으로 안다. 야경을 보기에는 시간이 조금 일러서 백화점을 구경했다. 시간을 보내고 관람차를 타러갔는데 굉장히 한적했다. 여권을 보여주니 바로 관람차에 탑승할수있었다. 사실 바깥 경치는 생각보다는 별로였는데 관람차 유리에 씌어진 코팅(?)때문에 색이 조금 달라보여서 아쉬웠다. 그래도 천천히 돌아가는 관람차에서 한적하게 경치를 보는 시간은 좋았다. 공짜라서 별 불만이 없었다 ㅋㅋㅋ
관람차에서 내려 밖으로 나왔다. 어느덧 저녁시간대라 식사를 하기로했다. 마침 호텔앞에 괜찮아보이는 식당이 있었다. 그곳도 소바전문점이었는데 이제까지 먹던 소바와는 다른 스타일이라 독특했다. 특히 사장님과 여자직원분이 굉장히 친절했는데 번역기를 돌려가며 소통하는 모습이 참 감사했다. 소스에는 기름과 감칠맛이 깊어 더욱 찰지고 맛있게 먹었다.
식당을 나와 오늘도 아사히 생맥을 사들고 호텔로 돌아갔다. 내일은 근교로 나갈 예정이라 일찍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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