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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도쿄에서 나고야까지]후지노미야에서 후지산 하루종일 보는 날(Day8)

DevBard's place 2024. 10. 2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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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정보>

애니메이션 '4월은 너의 거짓말' OST - 四月は君の嘘

 

아침 7시, 맞춰놨던 알람소리에 잠에서 깼다. 오늘은 후지산을 보러가는 날이다. 도쿄에 있을때 가와구치코를 방문해서 후지산을 봤었지만 후지노미야에서는 가와구치코보다 훨씬 가깝게 볼수있고 사람도 많이 없고 자연경관도 좋아 괘적하게 볼수있다고 한다. 커텐을 걷고 창문밖을 보니 날씨는 아주 맑았고 후지산도 잘 보였다. 오늘은 예감이 좋다.

날씨가 아주 좋다

 

오늘은 후지산 세계유산센터 -> 타누키호 ->시라이토폭포 -> 후지산 본궁 센겐 대사의 루트로 돌아다닐 예정이다. 일단 후지산 세계유산센터쪽으로 갔다. 오전 9시부터 영업을 시작해서 센터 앞 벤치에서 잠깐 기다렸다. 후지산 세계유산센터의 건물은 굉장히 독특하게 생겼다. 고깔을 뒤집어놓은 것처럼 생겼는데 알고보니 후지산을 거꾸로 뒤집어놓은 형상이었고 건물 밑 물에 반사된 모습이 후지산의 모습으로 보이게끔 지어졌다.

후지산 세계유산센터의 모습

 

센터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센터내부는 촬영이 불가했다. 센터의 아래부터 옥상까지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구조였다. 내용은 후지산의 역사와 자연의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나선의 통로를 계속 오르다보면 밖이 보이는 테라스가 나왔는데 그곳에서 보이는 후지산이 꽤 절경이었다. 필자처럼 타누키호와 시라이토 폭포를 볼 예정이라면 타누키호를 가기전에 후지산 세계유산센터를 한번 둘러보고 오는것도 꽤 괜찮을것이다.

센터에서 바라본 후지산의 모습

 

센터에서 나와 후지노미야역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타누키호와 시라이토 폭포로 이동하는 버스의 1일권을 구매하고 버스를 기다렸다. 10시즈음에 버스에 탔는데 타누키호의 정류장까지는 거의 1시간은 걸렸던거같다. 햇빛도 좋고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꾸벅꾸벅 졸다보니 금방 타누키호에 도착했다.

버스정류장에서 조금만 걸으니 호수가 나왔는데 호수 위에 떡하니 후지산이 놓여있었다. 실제로 정말 멋있었는데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된다. 호수 주변은 그야말로 자연 그자체라서 삼림욕을 하며 산책하기도 좋았다. 타누키호는 캠핑장도 있어서 실제로 이곳에서 캠핑하는 이들도 꽤 많이 있었다. 햇빛은 조금 강했지만 바람은 시원하게 불었고 호수의 물이 찰랑이는 소리와 함께 산책하며 후지산을 실컷 봤다. 시즈오카에 여행온다면 후지노미야에서 꼭 후지산을 보고 가길바란다.

가와구치코보다 훨씬 좋았다...

 

타누키호 버스정류장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시라이토 폭포로 갔다. 시라이토 폭포는 타누키호와 함께 후지노미야의 명물로 유명한데 거리도 가까우니 함께 묶어서 다녀오면 좋다. 버스정류장에서 조금 걸어서 아래로 내려가면 폭포가 보인다. 시라이토는 흰색의 실을 의미하는데 그 이름답게 여러개의 가늘게 떨어지는 물줄기들을 볼수있다. 실제로 보면 스케일 꽤 커서 멋진 풍경이다. 물이 맑아서 아래가 비칠정도였다. 물줄기가 떨어지는걸보니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시라이토 폭포

 

시라이토 폭포 주변에는 오토도메노 폭포가 있다. 폭포가 떨어지는 소리가 커서 다른 소리가 안들린다고해서 저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실제로 폭포소리가 엄청 났다. 시라이토 폭포는 여러개의 물줄기가 떨어졌지만 오토도메노 폭포는 한줄기의 굵은 폭포가 맹렬하게 떨어졌다. 떨어지는 물이 부서지면서 빛을 만나 생긴 무지개가 너무 이뻤다.

이름값하는 오토도메노 폭포

 

폭포를 다 보고나니 배가 고파왔다. 폭포 주변에는 주차장과 함께 식당과 카페같은 상점이 몇개 있었다. 후지노미야는 야끼소바가 유명한데 마침 그곳에 야끼소바집이 있었다. 배가 고프다보니 야끼소바를 후딱 해치웠다. 별거 아닌 조합이지만 항상 맛있는 감칠맛이다.

바로 볶아서 나온 야끼소바는 항상 맛있지

 

식사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다시 후지산 본궁 센겐대사역에 내렸다. 이름도 참 길다. 이곳은 신사로 후지산을 모시는 '센겐대사'로 전국에 1300개가 넘는다고한다. 그 센겐대사의 총 본산이 바로 후지노미야에 있는 후지산 본궁 센겐대사라고 한다. 사실 신사의 규모는 엄청 크지않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웠고 신사 옆의 연못이 아주 이쁘다. 물이 아주 맑아서 바닥이 보일 정도였다. 연못 주변에 잠깐 앉아서 쉬다갔다. 

중간에 잠시 쉬다가기 좋은 곳

 

신사를 보고나오니 슬슬 피로가 몰려왔다. 카페인이 필요한 때가 왔다. 소도시다 보니 카페찾기도 어려웠는데 다행히도 주변에 영업하는 카페가 있었다. 'Ami'라는 카페였는데 삼각지붕이 귀여운 동화에 나올것같은 건물이었다. 카페에 들어가니 주인할머니가 단골인것으로 보이는 여성분과 얘기를 나누고 계셨다. 앤틱한 분위기의 카페 내부가 맘에 들었다. 아이스커피와 팬케이크를 주문했다. 카페인과 당분을 보충해주니 좀 살것같다. 주인분이 아주 친절했는데 나의 부족한 일본어에도 칭찬을 해주셨다 ㅋㅋㅋ... 내가 한국인이라고 얘기를 하니 지도를 펼쳐주셨다. 그곳에는 이 카페에 방문한 여행자들이 사는 도시가 이름과 함께 기록되어있었다. 방명록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나도 빈곳에 이름을 적었다.

주인분과 옆에 앉아계시던 아주머니도 함께 셋이서 세상돌아가는 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너무 즐거웠다. 우연히 만난 분들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수있는 상황이 굉장히 신기했고 재밌었다. 슬슬 카페에서 나가려고 주인분께 인사를 건넸는데 주인할머니는 내게 직접 만드신 주머니를 주셨다. 끝까지 챙겨주시는 모습에 가슴이 찡했다. 후지노미야에서 후지산과 아름다운 풍경도 봐서 좋았지만 이 카페에서 보낸 따뜻한 시간도 너무 기억에 남는다. 

또 올게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아침 일찍부터 돌아다니다보니 피로도 좀 쌓여서 조금 쉬기로했다. 두시간정도 쉬니 해가 점점 기울어가고 있었다. 시시각각 색깔이 변해가는 후지산도 이뻤다.

밖으로 나와 이온몰에 가서 구경도 하고 식사도 해결하고 오기로했다. 마트의 푸드코트에는 여러 식당들이 많았는데 뭘 먹을까 고민을 하다보니 한참을 돌고있었다. 결국은 맛있게 구워진 생선의 냄새에 반해 생선구이집으로 들어갔다. 3종류의 생선구이 세트를 먹었는데 살도 많고 간이 딱 좋아서 밥이랑 먹으니깐 정말 맛있었다. 땅고기든 물고기든 밥과 함께 먹어야 맛있는 법이다.

오늘도 끝나가는 하루

 

물론 호텔에 돌아와서도 편의점에서 사온 간식을 먹었다. 후지노미야는 깊은 밤이 되니 밖은 정말 고요했다. 사람도 정말 없고 가로등도 많지않아 밝지않았다. 고요한 밤거리를 보며 사와를 홀짝였다.

간식을 안먹으면 섭하지

 

오늘은 정말 알차게 보낸 하루였다. 후지노미야의 메인 컨텐츠가 후지산이다보니 날씨가 좋아야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최고로 좋은 날이어서 후지산을 실컷 봤다. 타누키호와 시라이토폭포, 본궁 센겐대사까지 3곳 다 너무 맘에 들었고 카페에서도 좋은 시간을 보낼수있었다. 오늘은 참 운이 좋은것같아 보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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